핵융합 발전소에 사고가 난다면? 10분 시뮬레이션

재밌는 글이 있어 가져와봤습니다.
핵융합발전소가 폭발하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아주적다 < 가 결론입니다.

기사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핵융합로는 지진으로 인해 장치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 조용히 자동으로 꺼지면서 아무런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

2. 연료(중수소,삼중수소) 자체의 위험성은 다음과 같다. 

방사능 물질 위험 평가 기준 : 반감기(자연상태에서 방사능 물질의 양이 반으로 줄어드는 시기)

삼중수소의 반감기는 12.3년 정도지만 체내 반감기는 7~14일로 굉장히 짧은 편이라 금방 빠져나간다.
반감기가 꽤 짧다고는 하나, 방사성 물질이기 때문에 피폭 위험성은 있다.

그래서 발전소에는 삼중수소가 새어 나오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이를 막을 수 있는 ‘삼중수소 제거 설비’가 존재합니다.
프랑스 카다라쉬에 지어지고 있는 국제핵융합실험로 ITER의 삼중수소 빌딩이 폭발해서 4kg의 삼중수소가 다 날아간다고 해도, 자연방사선 레벨의 약 0.5% 정도 올라갈 것으로 추정합니다.

주변 사람들이 대피할 필요가 없을 정도의 미비한 양으로 인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치.

아래 글 원문을 첨부하니 보실분들은 보세요!

2011년 일본 후쿠시마에서 발생한 원자력 발전소 사고는 많은 이들에게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후 미래 에너지원 확보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조건이 심각한 사고의 위험이 없는 안전한 에너지원이 되었는데요.

인류의 미래 에너지원으로 개발되고 있는 ‘핵융합에너지’에 대해서도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것이 ‘정말 안전한가?’, ‘심각한 사고의 위험이 없는가?’입니다.
‘핵’이라는 단어에서 오는 막연한 불안감, 그리고 원자력 발전소와 유사한 원리가 아닐까 하는 오해에서 생길 수 있는 질문들인데요.

이러한 궁금증들이 모두 해결할 수 있도록 ‘미래 핵융합 발전소에 사고가 난다면?’ 이라는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정말 발전소에서는 유사한 사고가 난다면 어떤 일들이 생기는지 상세히 설명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래에 나오는 발전소는 전부 핵융합 발전소를 의미합니다. 혹시 그냥 발전소라 쓰여있다고 헷갈리지 마시길!)

핵융합 발전소. 폭발의 위험은 없을까?

핵융합

2011년 일본 후쿠시마에서 벌어진 원자력 발전소 사고의 원인은 지진으로 인한 해일이었습니다.
해일에 발전기가 침수되면서 발생한 사고였죠.

이렇게 자연재해로 발생한 사고는 원자로의 냉각수 부족의 원인이 되고, 이는 화재 등으로 이어지며 방사능 물질 누출과 같은 위험한 상황이 연출된 바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원자력 발전소의 경우 원자로 안에 연료봉을 충분히 주입한 상태에서 핵분열 반응이 잘 제어되지 못하면, 이 반응을 멈출 수 없다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죠.

그렇다면 같은 일이 발전소에서 발생하면 어떨까요? 먼저 지진이 발생한 상황을 가정해봅시다.
땅이 흔들려 발전소 건물 전체가 무너질 듯이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 1억도의 온도에서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고 있는 발전소가 폭발하지 않을까 걱정되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놀랍게도 핵융합로는 지진으로 인해 장치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 조용히 자동으로 꺼지면서 아무런 반응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핵융합 발전의 원리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연료인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 상태로 만들어 핵융합 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만드는데요.

진공 상태의 용기에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넣어 발생시키는 초고온 플라즈마는 만들고 유지하기가 굉장히 까다로운 상태입니다.
고진공, 초고온, 고자기장, 안정적인 연료 공급 등 완벽하게 플라즈마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하죠.

이 중 하나의 조건에라도 벗어나면 더 이상 핵융합 반응이 일어날 수 없는 환경이 되어, 플라즈마가 순식간에 꺼져버리게 됩니다.
그만큼 실제로 매우 정교하고 안정적으로 초고온 플라즈마를 제어해야만 에너지를 지속해서 생산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원자로와 달리 반응을 일으키는 연료인 중수소와 삼중수소는 핵융합로에 보관되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별도 저장장치에서 소량씩만 주입되는 상태이므로, 연료 주입만 끊겨도 바로 반응은 멈춰버리는 것이지요.

결국, 자연재해 등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연료 공급을 중단하거나, 진공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게 해 핵융합 발전소 가동을 멈추면 됩니다.
플라즈마 상태에서 핵융합에너지를 얻는 물리적 특성 및 핵융합로 구조적 특성상 폭발할 요인 자체가 없는 것이죠. 그래서 핵융합에너지가 안전한 에너지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핵융합 연료, 삼중수소는 위험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연료 자체의 위험성은 어떨까요?
핵융합에너지의 연료는 중수소와 삼중수소입니다. 중수소는 방사능 물질이 아니지만, 삼중수소는 방사능 물질이라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데요.

이마저도 다른 방사성 물질에 비하면 그 유해성이 굉장히 낮은 수준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핵무기의 원료로 사용되는 플루토늄-239과 비교를 해볼까요?

보통 방사능 물질의 위험성을 체크 할 때는 반감기를 그 기준으로 삼을 때가 많습니다.
반감기란 자연상태에서 방사능 물질의 양이 반으로 줄어드는 시기를 뜻합니다.
반감기가 짧을수록 그 물질은 자연 속에서 빨리 사라진다는 뜻이죠.

플루토늄-239의 반감기는 무려 24,000년이나 됩니다.
게다가 자연 속에서도 플루토늄-239 물질이 여럿 모이면 자발적으로 핵 연쇄반응을 일으켜서 폭발의 위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삼중수소는 어떨까요?

삼중수소에 포함된 방사능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방사능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더 낮은 수준입니다.
삼중수소의 반감기는 12.3년 정도지만 체내 반감기는 7~14일로 굉장히 짧은 편이라 금방 빠져나갑니다.
반감기가 꽤 짧다고는 하나, 방사성 물질이기 때문에 피폭 위험성은 있죠.

그래서 발전소에는 삼중수소가 새어 나오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이를 막을 수 있는 ‘삼중수소 제거 설비’가 존재합니다.

진공펌프를 사용해 삼중수소를 빨아들이기도 하고, ‘게터 머티리얼(getter material)’이라 불리는 다양한 흡착 물질과 화학 공정을 활용해 삼중수소를 흡착하는 등의 방법으로 회수합니다.
아주 만약의 경우, 삼중수소를 보관하는 장소에 문제가 생겨 삼중수소가 새어 나오면 어떻게 될까요?
프랑스 카다라쉬에 지어지고 있는 국제핵융합실험로 ITER의 삼중수소 빌딩이 폭발해서 4kg의 삼중수소가 다 날아간다고 해도, 자연방사선 레벨의 약 0.5% 정도 올라갈 것으로 추정합니다.

주변 사람들이 대피할 필요가 없을 정도의 미비한 양으로 인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치죠.

또한 핵융합 과정의 결과물인 중성자로 인해 핵융합로 내부의 부품들은 방사성 폐기물로 분류되는데요.
하지만 이런 폐기물 역시 백여 년 이내에 모두 재활용이 가능한 수준이라 크게 위험이 되진 않습니다.
게다가 텅스텐과 같이 방사화가 적은 소재들을 활용해 방사능 폐기물을 감량하기 위한 연구들도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자, 어떠신가요. 가상 시뮬레이션을 해 보니 발전소에 대한 걱정이 조금은 사라지셨나요?
앞에서 살펴봤듯이 발전소는 원리적으로 폭발이 일어날 수 없는 안전한 발전소입니다.

하지만 유비무환! 혹시 모를 여러 재난에 대비해서 발전소는 다양한 상황에 즉각 안전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발전소 건설을 위한 연구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의 인공태양장치인 KSTAR가 자리잡고 있는 건물 역시 진도 6.5 강도의 지진도 견딜 수 있도록 철저한 내진 설계 조건에 따라 건설되었는데요.
이는 원자력 발전소 시설과 동일한 내진 설계로, 비상상황이 발생해도 장치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게끔 설계되었습니다.

또한, KSTAR 내부에는 상시 지진을 관측하는 시스템까지 마련해두어 지진이 감지되면 그 정도에 따라 단계별로 안전시스템인 Interlock 시스템이 자동으로 가동됩니다.

이처럼 핵융합에너지의 발전 원리 자체도 위험성이 낮지만, 이처럼 혹시 모를 상황들에 만반의 대응방법들이 동원되고 있습니다.
알면 알수록 핵융합에너지를 ‘안전한 에너지’라고 부르는 이유에 고개가 끄덕여지는데요.

이토록 안전한 에너지인 핵융합에너지가 조금 더 빠르게 우리 곁에 있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연구자들에게도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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