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이해가능하다는 양자 이야기

안녕하세요, 오늘은 조금 어려운(!) 양자 이야기를 들고 왔습니다.

양자

얼마 전, 독일의 Daimler AG가 나름 재미있는(?) 발표를 했습니다.


“우리는 Google과 함께 양자 컴퓨터(Quantum Computer)를 개발 중입니다”


어찌 보면 뜬금없기도 하고,
어찌 보면 필요한 것 같기도 한 이 발표에,
많은 매체들이 관심을 보이며 기사화를 했습니다.

일단 자동차 영역의 거대 공룡 – Mercedes-Benz와 Smart, Car2Go 등을 소유한 – 과,
IT 업계의 거대 공룡의 콜라보 소식이니 그 영향력이 크기도 했지만,
협력의 대상이 ‘퀀텀 컴퓨터’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다만, 저 한줄로는 상황의 파악이 쉽지 않은 부분도 있으니… 
대체 저게 무슨 이야기인지, 저게 자동차 업체에 왜 필요한지, 
그리고 우리에게 어떤 영향력을 가지고 올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

“근데 퀀텀이 뭐에요?  퀀텀 컴퓨터는 뭐에요?”

어쩌면 Daimler AG의 발표에서, 가장 첫번째로 떠오르는 질문일 듯합니다.
아직은 양자 컴퓨터의 개념도 생소하고, 실제 적용되는 영역도 제한적입니다.

간략하게나마, ‘양자(Quantum)’에 대한 설명을 짚어본다면-
‘에너지/전하/운동량을 포함한 물리적 성질을 나타내는, 불연속적 최소단위의 물리량’이라는
어려운(!!) 설명으로 정의됩니다….만,

그냥 핵심만 놓고 본다면 ‘불연속’이 됩니다.
연속적인 파장이라 생각했던 빛도, 알고 보면 불연속적인 양으로 흡수/방출되며
소리의 파동 역시, 쪼개서 보면 더 작은 단위로 나뉘어져 불연속적으로 전달됩니다.

이러한 불연속/불확정성의 측면에서 접근해보니,
정적이라 생각했던 입자가 동적인 파동성을 띠고 있었고,
동적이라 생각했던 빛이 정적인 입자성을 띠고 있다는 점도 발견했습니다.
‘대체 이게 뭔 일이야’ 하고 머리를 쥐어뜯을;;; 수도 있었겠지만,
물리학자들은 ‘양자는 중첩성을 갖는구나’ 하며 차분히 정리를 했습니다.


그리고 공학자들은, 이 중첩되는 성질을 활용하여
양자 컴퓨터(Quantum Computer)의 개념을 만들어냅니다.
기존의 컴퓨터가 ‘0 아니면 1’인 2진법의 비트(Bit)를 써야 한다면,
양자 컴퓨터는 ‘0이기도 하고 1이기도 한’ 중첩의 개념으로 큐비트(Qubit)을 씁니다.

두 개의 큐비트만 모여도, ’00, 01, 10, 11′ 처럼 2의 제곱으로 경우가 늘어나고,
세 개의 큐비트가 모이면 2의 3제곱(=8), 
네 개의 큐비트가 모이면 2의 4제곱(=16) 으로 늘어나는 등
병렬처리가 가능한 정보의 양은 2의 제곱수로 늘어납니다.

한 마디로, 기존 컴퓨터를 써서 처리하면 오래 걸리는 정보들도
양자 컴퓨터를 이용하면 굉장히 빨리 처리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예를 들자면-
기존 컴퓨터 1,600대가 꼬박 8개월을 작업해야 계산이 가능한 정보를
양자 컴퓨터는 1일 이내에 해결할 수도 있고,
56비트의 비밀암호를 풀기 위해, 기존 컴퓨터가 1,000년 정도 걸린다면
양자 컴퓨터는 4분 정도면 찾아낼 수 있다 합니다.

게다가 연산장치를 10배로 늘린다고 가정하면,
지금의 컴퓨터는 10배의 계산능력을 갖지만
양자컴퓨터는 2의 10제곱, 즉 1,024배의 계산능력을 갖게 됩니다.

그러니 복잡하고 어려운 정보처리를 동시에 해야 할 때엔,
현재의 컴퓨터가 해내지 못할 급의 계산도
양자 컴퓨터에게 맡기면 거뜬히 해낸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이렇게 개발된 Quantum Computer는 기존의 연산처리도 할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는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하던 영역에서도 쓰일 수 있습니다.

날씨의 예측에 있어서도, 보다 복잡한 요인들을 변수로 넣어도
실시간의 분석/예측이 가능해질 테고,
주식시장 전망/ 경제전망 등과 같은 복잡한 모델링도 수월해질 겁니다.
심지어는 인간 유전자 정보 분석, 질병에 대한 백신 개발 등
지금까지 연산의 한계에 직면했던 난제의 해결 역시 앞당길 수 있을 겁니다.

아직 Quantum Computer가 본격 상용화된 것도 아니고,
여기 저기서 실험 단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만,
Quantum에 기반한 다양한 가능성을 보고, 기업/국가 간 개발 경쟁도 치열해집니다.

자동차의 영역에서도, 
Quantum Computer가 필요한 영역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자동차의 미래라 불리는 4대 키워드 – 전기차, 커넥티드 카, 자율주행, 카 셰어링 – 모두,
기존의 진행방식과는 다른 방법으로 사업 모델이 나올 겁니다.
또한 이를 개발하는, 그리고 사업으로 구현하는 방식 모두 복잡해질 겁니다.


당장 자율주행만 하더라도, 기존 컴퓨터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카메라와 레이더, 라이다(Lidar)와 센서를 통해 들어오는 수많은 정보들을 분석하고,
그 중 주행에 필요한 부분을 골라 주행경로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설정하는 부분은,
매 순간 빠르고 정확한 컴퓨팅 능력을 요하게 됩니다.

게다가, 흔히 V2X 라 불리는… 자동차와 자동차의 연결, 자동차와 보행자의 연결,
자동차와 관제 센터의 연결, 자동차와 집의 연결 등 복잡다단한 연결을 생각하면
연산의 측면에서 기존의 Computer를 뛰어넘는 Quantum Computer는
반드시 필요한 영역이 될 듯합니다.

이 부분은, 이미 Daimler 뿐만 아니라 자동차의 미래를 준비하는 업체들 – 
기존 완성차 업체, 부품사 업체, 전장 업체, 외부 IT 업체 등등
모두들 예상하고, 또한 나름의 방식으로 대비하는 영역일 겁니다.

특히나 Daimler의 경우에는,
자신들의 미래 키워드로 꼽았던 “C.A.S.E”의 실현에도 
Quantum Computing이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C : Connectivity
A : Autonomous Driving
S : (Car) Sharing
E : E-drive


Mercedes-Benz가 내연기관 자동차를 열심히 만들고,
승용차뿐 아니라 버스/트럭 등의 상용차도 만들고 있습니다만,

내연기관 차량이 서서히 100% 디지털 기반의 전기차로 바뀌고 있고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이 결합된, 커넥티드 카로 진화하고 있으며,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량들을 활용한 Ride Sharing까지 생각하는 입장에선
더더욱 빠르고 정확한 Computing Power의 확보가 필수입니다.

특히나 제조업의 영역을 벗어나서
Ride Sharing 기반의 서비스업 확대를 생각하는 Daimler에게,
스스로 강조하듯 “모빌리티 서비스를 총괄하는” 사업자로의 변모를 생각한다면
가볍지만 빠르고, 효율적인 컴퓨터 체계의 내재화는 기본 전제가 되어야 합니다.

아마 Daimler AG도 같은 생각이었을 테고,
이를 위한 효과적 역량 확보의 수단으로
Quantum Computer 개발에 적극적인 Google 을 파트너로 골랐다 판단됩니다. 🙂

그러나

Google은 수 년간 독자적으로 Quantum Computer를 개발해 온 업체입니다.
72 큐비트(Qubit) 기반의 칩 제조 역량은, IT 업체들의 기술력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힙니다.
게다가 Daimler의 자율주행차에게 꼭 필요한,
Deep Learning 기반의 인공지능(AI) 기술의 도입/확대에도, 
Google은 상당히 활용도가 높은 파트너가 될 듯합니다.

Daimler AG는, Google과 협력해서
자동차의 교통 흐름을 분석하는 작업과, 배터리 제작 작업 쪽을 혁신한다는 방침입니다.
그리고 이후, 활용 영역을 전체적으로 확대해서
궁극적으로는 Daimler가 ‘종합 모빌리티 서비스의 제공자’가 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이를 조금씩 실천해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지난 CES에서 도시와 연결되는 ‘Smart City’ 속에서의 
자동차 사업의 진화/발전을 강조한 Ford나,

도심과의 다양한 연계를 통하여
커넥티드 카와 자율주행을 완성시키겠다고 발표한
Audi의 미래 계획과도 맞닿는 부분입니다.

또한 E-palette라는 개념으로,
커넥티드 카 기반의 자율주행 셔틀을 만들고
이 차를 대중교통 및 물류 배송모델로 24시간 활용하겠다는
Toyota 의 계획과도 관련지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미 주요 완성차 업체들도, 
자동차의 앞날을 내다보면서,
자신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가져갈 수 있도록
유형/무형의 자산을 키우고, 데려오고, 제휴하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의 업체들 – 완성차 업체, 전장 업체, 부품 업체, IT 업체 등 – 역시
이 준비를 착실히 해두고 있을 거라 희망을 가져봅니다만,
어쩌면 그렇다 하더라도 자동차의 내일이 걸린 싸움판은
지금까지보다 훨씬 복잡하고, 어렵고, 다양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만 같습니다.

부디 국내에 기술력과 사업 역량을 가진 업체들도 연구소들도 많은 만큼,
그리고 꿈을 가지고 기술을 키워나가는 많은 분들이 있는 만큼,
우리 나라의 자동차 미래 또한 매력적으로 빠르게 다가오길 소망해봅니다.
또한 소비자의 입장에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줄여나가는 데, 
자동차가 큰 역할을 담당해주길 기대해봅니다.

두서 없는 글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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